서점의 사생활 #1 - 광주의 터줏대감 충장서림 :: 2010/06/02 11:33
비 내리는 월요일 새벽. 지방 출장 코스 제1번 충장서림으로 향했다
대한민국의 지방서점…….
참 정감 가는 이름이기도 하며, 참 위태로운 이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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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대형 매장들은 앞 다투어 매장공사 중이다. 더 세련되고 더 쾌적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그에 반해 손때 묻고 조금은 촌스럽지만 뭔가 엄청난 스킬을 감추고 있는 고수처럼 초연한 서점을 소개 시켜드리려고 한다.
얼마 전 충장서림과 쌍벽을 이루던……. (말 그대로 매장이 바로 옆 건물) 삼복서점이 문을 닫았다. 1년이 훌쩍 넘어갔다. 삼복서점은 경기가 어려워 폐업을 했다.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지하 1층을 단독으로 사용했는데……. 아직 아무도 입주 안 한 상태로 휑하니 남겨져 있다.
서울의 명동이라면 그렇게 1년이 넘게 비워져 있었을까?
충장서림이 위치한 곳은 광주의 번화가 ‘금남로’다. 이곳은 5.18광주민주화 운동의 중심인
‘구 도청’이 있는 곳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곳이 광주의 중심 이였으나…….
조금씩 그 중심자리를 ‘상무지구’에 내어주고 있는 느낌이다.
상무지구에는 그야말로 으리으리한 ‘광주시청’이 있다

그리고 으리으리한 유흥가들이 밀집되어 있기도 하다.
3년 전에 광주의 지인을 만나서 그 동네의 야경을 감상했는데 불야성 그 자체 였다.

정부에서 신규 건축물에 대한 제한이 있는 것인지 금남로의 건물들은 하나같이 오래되어 보인다. 대형 빌딩을 이용한 대형 몰도 없고. 멀티플렉스도 없다. 뭔가 사람을 끌어 모으는 꺼리가 부족하다.
여러 악재들이 충장서림을 괴롭히고는 있지만 서점도 돌파구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먼저……. 문구코너의 확대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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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에 큼지막하게 알리고 매장 안에 현수막도 걸어 놨다.
가장 매출이 좋은 1층의 3분의1 정도를 문구센터가 차지하고 있다.
전에는 외국어코너가 있었던 자리다. 문구센터가 들어오면서 전반적인 단행본 진열 공간이 줄어들었다.
서울의 매장들도 조금씩 문구코너의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지방의 경우는 그 속도가 매우 빠르고 수위를 넘어서 주객전도가 되는 듯 하여 걱정스럽기도 하다.
충장서림의 경우는 책 이외의 기타 등등을 매장 여기저기서 판매중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가 좀 삐딱하게 들렸는지 모르겠다.
이것은 분명 충장서림의 마케팅전략이지만 출판사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본인에게는 쌍수환영 할 만한 일은 아니다.
이 모든 것들은 단 한 가지를 말하고 있다 ‘책만 팔아서는 힘들다’
충장서림에서는 여러 가지 전략을 펼치고 있지만
내가 가장 신뢰하고 있는 부분은 사람이다. 뭔가 공익광고 같은 이야기지만 정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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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촬영거부하신 1층 터줏대감 문과장님)
각 층마다 터줏대감님들이 한분씩 계신데 그 분들의 내공이 대단하시다.
10년 이상 근속은 기본이며 연신 사람 좋은 미소를 날린다.
항상 커피를 권하고 함께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게 마시는 접대용 커피를 하루 10잔 이상씩 드신단다. (출장 집중 기간에)
온몸 바치는 그네들의 마케팅 전략일 것이다.
한 달에 한번 일 때문에 만나는 사이였는데 어느 순간 개인적인 얘기를 술술 풀어 놓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SK텔레콤이 말하셨다. '사람을 향합니다.'
그래서 난 충장이 끌린다. 위태로운 지방서점 이라 해도, 책보다 문구에 비중을 둔 다해도
이벤트 한번 잡으려면 그 이상의 비용을 요구하는 서울보다
신간 들고 찾아가도 찬바람 쌩쌩 부는 서울보다... 사람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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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얘기하면 지방에 계시는 분들한테 욕먹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기에 지방은 한 템포 느린 시간이 흐르는 것 같다.
내가 손님으로 찾아간 곳이라서 그건 생각이 드는 걸까?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종종 드는 생각은 ‘참 아등바등 사는구나…….’
특히 만원 지하철, 버스 등을 이용할 때 자주 이 생각을 했다. 그 다음의 꼬리를 무는 생각은……. ‘뭘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해야 되지? ‘
다들 치열하게 사는 건 어느 곳이나 동일하겠지만 내가 지방에서 느끼는 건 ‘여유로움’ 이다.
아등바등 의 반대말 ‘여유로움’ 서울에는 그게 좀 부족하지 않은가 싶다.
난 그것을 동경한다.
내가 그곳에서 ‘뭘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해야되지...‘ 라고 한탄한다면
왠지 1층의 터줏대감 문과장님은 이렇게 말씀하실 것 같다
‘아~ 뭘 그렇게 까지 해? 내려가서 커피나 한잔하고가~’
캬~ 이 맛에 출장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