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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오. 그런 슬픈 눈빛 하지 말아요, 메두사여 - 퍼시잭슨과 번개도둑 재밌게 보기 :: 2010/02/22 21:09

해리포터가 킹스 크로스 역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호그와트로 향하는 기차를 타고 떠난 다음부터 도시에는 수많은 ‘고대의 산물’들이 뛰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고층 빌딩 사이를 넘나들며 장풍을 쏴대는 무협지 속 ‘고수’들이 등장하는가 싶더니, 요즘엔 아예 5백년 전에 사람들 입에서 오르내리던 도사가 봉인을 뚫고 현대에 등장했다는 설정의 영화까지 나와 버렸죠. 예쁜 애인이 알고 보니 외계인이었고, 옆집에 살고 있는 사람이 스파이였다, 이런 설정은 이젠 시시하게 느껴질 지경이에요.

최근 <퍼시잭슨과 번개도둑>이란 영화를 보았습니다. 이 영화는 그리스 - 로마 신화의 설정들을 통째로 현대 도시로 옮겨놓았어요. 주인공은 바다의 신 포세이돈과 인간 여자 사이에서 난 반신(半神)이고, 가장 친한 친구는 알고 보니 사티로스(그리스 - 로마 신화에 나오는 하반신이 염소 모양인 괴물)였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엔 올림푸스로 가는 문이 있는가 하면 포세이돈과 제우스가 그 앞에서 말다툼을 벌이기도 하죠.
뭔가 설정이 난삽하게 동원되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지만, 영화 자체의 아이디어와 소재가 톡톡 튄다는 점은 부정할 수가 없었어요. 세상에, 터번과 선글라스로 저주받은 머리와 눈을 가리고 다니는 메두사라니. 그걸 매끈한 아이팟 터치 뒷면을 거울삼아 비춰 해치우는 주인공의 센스라니. 사실, 메두사 역으로 우마 서먼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배우에 비해 생각 외로 메두사의 비중이 작아서 아쉽기도 했고요. 우마 서먼은 극본 안 메두사의 설정과 캐릭터에 반해서 출연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메두사는 알고 보면 굉장히 불행한 여자입니다. 실은 그리스 -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여인들이 불쌍하지요. 대부분의 남신(男神)들이 호색한인지라 그들에게 유혹당한 후 버려지기 일쑤거든요. 게다가 여신들은 왜 그리 질투와 시샘이 많으신지. 자기 남편하고 놀아났다고 저주, 자기보다 능력이 더 좋다고 저주, 예쁘다고 저주 (쯧쯧쯧). 메두사 역시 지혜의 여신 아테나로부터 저주를 받아 괴물이 된 케이스예요.
찰랑대는 엘라스틱(?)한 머릿결을 자랑하던 미모의 여인이었는데, 포세이돈의 눈에 들게 된 게 비극의 시작이었죠. 그래서 신과의 위험한 연애를 시작한 것까진 좋았는데, 하필 사랑을 나눈 장소가 아테나의 신전이었다니. 포세이돈 입장에선 자기를 짝사랑하는 아테나에게 보란 듯 저지른 행동이었겠지만, 힘없는 메두사는 무슨 죄인가요. 질투와 굴욕에 눈이 먼 아테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뱀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결국 메두사는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사람이 돌이 되어버리는 괴물이 되고 말죠. 세상 사람들의 애정 어린 시선을 받던 미모의 여인에게 이 얼마나 잔혹한 저주인가요. 잔인한 아테나는 거기에 그치지 않고 페르세우스를 시켜 그녀를 처치하게 하고 그녀의 목을 잘라 자기 방패에 달기까지 했어요.
웬만한 그리스 - 로마 신화에서 메두사는 페르세우스의 영웅담 속에서 처음 등장해요. 그래서 ‘인간 메두사’의 슬픈 이야기는 그저 그런 괴물들의 비하인드 스토리일 뿐, ‘괴물 메두사’로 전락한 그녀는 페르세우스 이야기 속에서는 영웅의 손에 처치되어야 할 무서운 괴물일 뿐이죠. 그래서인지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들에 의해 목이 잘린 채 도구처럼 사용되는 그녀를 보며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분명 그녀는 인격이 있는 생명체인데 무서운 생물병기처럼 경고문이 붙은 냉장고에 봉인해두기까지 하고 말이죠.

<메두사의 시선> 안에서 메두사의 시선은 모든 사물의 본질을 ‘돌’이라는 하나의 정의로 분석하려는 과학 활동의 은유라고 정의되어 있어요. 그 밖에도 피그말리온이 집념 하나로 인간으로 만들어낸 석고상은 로봇으로, 큐피트의 화살은 사람에 대한 공부인 철학이 ‘앎’에 천착한 나머지 정작 주축이 되는 ‘사람’을 잃어가는 것을 보여준다고 이야기하고 있죠. 영화가 현대 일상 속에 그리스 - 로마 신화를 가져다 놓았다면, 이 책은 그리스 - 로마 신화 속에 현대의 문제점을 가져다 놓았다고 할 수 있어요.
책 안에서 이루어지는 신화와 현대 사회의 문제들의 접합을 흥미 있게 읽고 나서도, 왜 전 표지에 그려진 메두사의 모습이 안쓰러울까요. 카라바조의 원작 그림과 달리 흉측하게 벌어진 입이 가려져서일까요, 그녀의 눈빛이 상대를 돌로 만들어 버리는 저주의 눈빛이 아닌, 예전처럼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봐줄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만 같습니다. 진정한 ‘괴물’은 사람을 돌로 만들어버리는 ‘그녀’가 아니라, 용모가 바뀐 그녀에게 따뜻한 시선 한번 주지 않은 ‘사람들’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언론] 현장은 역사다 :: 2010/02/22 13:11

전선기자 정문태가 추적하고 기록하고 증언하는 아시아 정치의 최전선. 십여년 동안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아체, 캄보디아, 버마, 타이, 말레이시아 뉴스 현장을 헤집은 그의 취재 파일이다. 혁명, 독립, 개혁, 민주주의..... 아직 다 이루지 못했기에 열망과 절망을 거듭하며 역동적으로 변화해 가는 구체적인 정치 현장을 오롯이 담고 있다. 그곳의 이야기가 정치란 무엇인가, 시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보편적인 물음으로 바뀌어 우리 정치의 현주소, 참다운 정치와 시민을 되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한겨레/잠깐독서] 기자가 파헤친 아시아의 속살
버마와 미얀마의 차이는 무엇일까? 많은 이들이 버마를 그저 미얀마의 옛이름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두 명칭 사이의 간극은 넓고도 깊다. 1988년 버마 민주항쟁 뒤 정권을 잡은 군사정부가 1989년부터 버마의 이름을 미얀마로 바꿨으며, 군부의 정당성을 부인하는 시민들은 ‘버마’를 고집한다. 그리고 이 땅의 민주화 투쟁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대한민국은 아시아 국가지만, 아시아의 현대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낯설다. 우리가 (중국·일본 등 강대국을 제외한) 아시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대개 두 가지 경우다. 국내 기업의 물건이 잘 팔리거나, 한류스타가 뜨거나. 실제 인터넷 포털엔 아직 아웅산 수치가 살아 있냐는 질문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이렇게 우리 속에서도 아시아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이런 현실을 뚫고 아시아의 눈으로 아시아를 기록하겠다는 집념으로 똘똘 뭉친 책이 나왔다. <현장은 역사다>는 20세기 끝자락부터 지난해까지 10여년 아시아 현대사의 생생한 현장을 담고 있다. 기자 정문태는 그야말로 발로 뛰며 인도네시아, 버마,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7개국의 속살을 파고들었다. 더보기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한겨레 생활/문화 2010.02.19
[경향신문/책과 삶] 국제 뉴스현장 20년 ‘분쟁 전문기자’ 취재록
20년간 국제 뉴스의 현장을 뛰어다닌 ‘분쟁전문’ 기자의 취재록이다. 1994~2009년까지 인도네시아와 동티모르, 버마 등 아시아의 대표적 분쟁지역 7개국의 각종 사건 등이 생생하게 드러난다. 나라별로도 동티모르는 독립, 캄보디아는 국제사회, 말레이시아는 개혁 등 가장 중요하고 첨예한 정치현안을 주제로 잡아 글을 풀어냈다.특히 저자는 이 기간 동안 50여명에 이르는 분쟁지역의 대통령, 총리, 혁명 지도자 등을 만났다. 당시 국내 언론이 쉽게 접근하지 못한 뉴스메이커들을 다각도로 인터뷰한 것이다. 더보기
박주연 기자 jypark@kyunghyang.comㅣ경향신문 생활/문화 2010.02.19 (금)
[연합뉴스] 분쟁지역 전문 기자의 현장 취재기
정문태 씨 '현장은 역사다' 출간
정문태 기자는 20년간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분쟁 지역을 발로 뛰며 취재해 왔다. '현장은 역사다'(아시아네트워크ㆍ푸른숲 펴냄)는 그가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인도네시아, 미얀마(버마), 캄보디아 등 아시아 7개국에서 보고 듣고 쓴 기록을 모은 현장 취재기다. 저자는 인도네시아에서 1998년 수하르토 정권이 무너진 이후 3년간 대통령이 4차례 바뀌는 정치 격변의 역사를 목격한다.
아체에서는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이어져 온 오랜 독립투쟁을, 동티모르에서는 독립을 이루고도 권력 투쟁과 외국의 압력에 시달리는 분열의 현장을, 미얀마에서는 군사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 세력의 힘겨운 여정을 만난다. 저자는 시위 군중 속에 휩쓸리기도 하고, 군사 분쟁 지역의 주검과 마주치기도 하면서 급변하는 아시아 현대사의 현장을 지켜본다. 더보기
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2010-02-15
[바이러스/a week book's diary] 전선기자, 현장을 역사로 남기다
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현장 소식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구촌 각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는 목적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원하는 정보가 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해외 취재는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가. 아쉽게도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해외 기사의 대부분은 외신 보도를 그대로 따온 것이고, 그나마 직접 해외 취재를 해도 가십성 기사나 화제성 기사가 대부분이다. MBC가 「W - 세계와 나」를 선보이면서 고품질의 해외 취재를 해왔지만 최근 한 기자가 아이티 재해 취재를 하면서 도미니카 대사에 대해 의도적으로 음해성 편집을 하면서 그동안 해외 취재에 대해 쌓아놓은 명성이 깍이고 말았다. 아직도 해외 취재는 열악한 기반에 서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문태라는 기자가 나온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한 신문사에 속하지 않고 (『한겨레21』에 주로 기고했지만 정식으로 소속된 것은 아니다.) 40여 곳의 전선을 뛰면서 직접 50여 명의 고위층 인사를 인터뷰한, 사무실에 앉아서 외신을 따오는 기자가 아닌 직접 전쟁으로 초토화된 현장을 누비는 진정한 '전선 기자' (보통 종군 기자라는 용어를 쓰지만, 정 기자는 그 용어가 일본식 단어임을 지적하며 스스로 전선 기자라는 단어를 쓸 것을 주장한다.) 이다. 이미 2004년에 16년 동안 전쟁을 취재한 기록을 담은 책을 냈지만, 7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책이 절판되어 많은 독자들이 아쉬어했었다.
그런 아쉬움도 잠시, 정 기자가 1994년부터 작년까지 취재한 기록을 엮은 책이 푸른숲에서 새롭게 나오게 되었다. (일부 내용은 전에 한겨레출판에서 출간한 「전선기자 정문태 전쟁취재 16년의 기록」가 일치하는 부분도 있다.) 인도네시아, 아체, 동티모르, 버마,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타이. 총 일곱 개 아시아 국가의 전쟁 현장을 정 기자는 온갖 위험과 협박을 감수하면서 뛰었고, 그는 현장을 기록했다. 그리고 기록은 한 권의 역사가 되었다. 더보기
2010년 2월 20일 10:09 청소년 생생 리포트 - 바이러스 성상민 기자 gasi44@paran.com
[퀴즈] 2월의 독자퀴즈 :: 2010/02/17 16:53
안녕하세요. 푸른숲입니다.
이번 달에도 어김없이 돌아온 독자 퀴즈!

2월 퀴즈의 주제는 <이건 도대체 무슨 사건?> 입니다.
오랜만에 신문 스크랩 더미를 뒤지다가 사진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오래 전 신문 한 귀퉁이를 장식했던 기사 사진인 것 같은데,
밑에 함께 스크랩 해뒀던 기사 내용이 신문지가 오래된 탓에 삭아 떨어져 나가
도대체 무슨 기사인지 알 수가 없네요.
여기서 문제입니다!
이 사진이 들어갔을 기사의 제목을 말해주세요!
기발한 제목을 남겨주신 분들 가운데 3분을 선정하여
푸른숲 추천 도서를 보내드립니다~
[어린이 문학] 엄청나게 큰 라라 :: 2010/02/10 16:30

천만의 말씀! 여기, 그 누구보다 부지런하고 섬세하고 지혜롭고 당당한,
백오십 킬로그램의 라라가 그 무모한 편견을 확실하게 깨뜨려 보인다.

댄디데일리맥콜 지음|김경미 옮김|정승희 그림도서출판 푸른숲 | 편집_ 주니어팀 박창희
등장인물 - 내 이름은 래니
발단 - 전학 온 아이
각인 - 갑자기 멈춘 시간
악역 - 라라 VS 조이
배경 - 우리 가족은 소문난 싸움꾼
대화 - 배우가 될래요
대립 - 종이쪽지
주변 인물 - 넌 할 수 있어
갈등 - 무관심한 척 하지마!
긴장 - 비밀 장소
위기 - 라라는 1인 2역?
반전 - 이건 불공평해!
세부 내용 - 웃다? 놀리다? 찌르다?
전환 - 루크 오빠의 침묵
상승 - 예행 연습
절정 - 수상한 조이 녀석
초절정 - 멍청한 배우들의 나쁜 피날레
대단원 - 안녕, 라라
《엄청나게 큰 라라》는 아주 독특한 형식을 띤 동화이다.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게 만드는 형국이랄까?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고……. 조금 점잖게 표현하자면, 두 개의 물줄기가 모여서 하나의 분수를 이루는 것과 같은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래니의 글쓰기 과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첫 번째 물줄기에서는, 글쓰기를 할 때 어떤 요소가 필요한지, 어떤 식으로 구성해야 하는지 일일이 예를 들어 가며 친절히 설명하고 있다. 각 장의 제목까지 등장인물, 악역, 배경, 대립, 주변 인물, 갈등, 긴장, 위기, 반전, 세부 내용, 전환, 상승, 절정, 초절정, 대단원 등으로 나누어져 글쓰기 교재로 활용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라라’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두 번째 물줄기에서는, 산만큼 덩치가 커서 언뜻 보기엔 한없이 둔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너무나도 ‘특별한’ 초등학교 4학년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느 날 파리 초등학교 래니네 반에 엄청나게 큰 라라가 전학을 온다. 반 친구들은 단지 라라의 덩치가 산만큼 크다는 이유로 갖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괴롭힌다.
하지만 라라는 자신의 덩치에 대해 비관하지도 않고 열등감을 가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덩치만큼 넉넉한 마음으로 반 친구들의 어려움을 어루만져 주고 온 힘을 다해 도와주려 애쓴다. 그리하여 마지막엔 자신을 괴롭히던 반 친구들의 잘못까지 다 끌어안아, 그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그들의 가슴 하나하나에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새겨 놓는다. 미련하고 둔하고 느리게만 느껴졌던 뚱뚱한 아이에 대한 고정관념을 라라가 말끔히 뒤집어 보인 것이다.
《엄청나게 큰 라라》는 이제 막 자아 정체성을 형성해 가는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에게 겉모습은 볼품없지만 속은 꽉 찬 라라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길을 열어 보이고 있다.
스미스 선생님은 이야기를 시작할 땐 맨 먼저 등장인물을 소개해야 한다고 했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첫 번째 인물은 바로 나다. 그러니 나부터 소개하는 것이 순서겠지?
내 이름은 래니 그래프튼. 이제 곧 열 살이 된다. 나이에 비해 몸집은 작은 편이지만, 힘은 여느 남자아이 못지않게 세다. 그건 모두 오빠들 덕분이다. 하나뿐인 욕실을 차지하기 위해 아침마다 세 오빠를 상대하려면 무엇보다 힘이 세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철실같이 뻣뻣한 갈색 머리카락과 갈색 눈. 사실 내 얼굴은 별 볼일이 없다.
아무튼 나는 래니 그래프튼이다. 13~14쪽에서
잠시 후, 나도 그 아이를 보았다. 그때까지 내가 본 아이 중에서 몸집이 가장 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문득 나는 그 아이가 문틈에 낀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그 아이가 문가에 서 있는 동안, 뒤에 있는 복도의 불빛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아이의 덩치는 거대한 산 같았다. 초록색 원피스는 배와 팔이 있는 부위에서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다.
“우아!”
에릭 라다보가 탄성을 내질렀다. 그러자 웨인 윌슨이 기다렸다는 듯이 덧붙였다.
“세상에! 우리 마을에 서커스단이 왔나 보지?”
나는 낯선 아이의 표정을 찬찬히 살폈다. 아이들의 말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아이의 둥근 얼굴은 조금도 찌푸려지지 않았다. 오히려 파란 눈은 웃고 있는 듯 반짝거리기까지 했다. 단, 입은 웃지 않았다. ―15~18쪽에서
그때였다. 야구공 하나가 빠른 속도로 내 옆을 스쳐 지나갔다.
“뚱땡이! 잡아!”
조이가 라라를 향해 공을 던진 것이었다. 퍽! 공은 라라의 위팔을 정확히 맞추었다. 나는 그 광경을 똑똑히 보았다. 야구공은 라라의 하얀 살 속을 살짝 파고드는 듯하더니 이내 땅바닥에 쿵 하고 떨어졌다. 보통 아이들 같았으면 공에 맞은 부위를 움켜쥔 채 아프다고 팔팔 뛰었을 것이다.
하지만 라라는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둘째 오빠의 목숨을 걸고 맹세하건대, 그 애의 입가에 어린 웃음조차 전혀 일그러지지 않았다. 라라는 천천히 몸을 숙였다. 그러자 그 애 뒤쪽에 있던 아이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라라는 공을 집어 들어 조이에게 던져 주었다. 조이는 공을 가지러 라라 쪽으로 걸어가면서 일부러 큰 소리로 물었다.
“야, 뚱뚱이! 너, 이름이 뭐야?”
라라는 선생님이 그렇게 여러 번 말했는데도 자기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바보 멍청이 조이에게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대답했다.
“라라야. 넌 이름이 뭔데?”
자신을 향해 공을 던진 아이에게 과분할 정도로 상냥한 말투였다. 조이는 제대로 한 방 먹은 표정이었다. 조이가 말했다.
“내가 여기에 온 건 경고를 하기 위해서야. 그네든 뭐든, 여기 있는 모든 것에서 떨어져 있으라고 말이야. 엄청난 네 몸뚱이가 이 모든 걸 부서뜨리면 어떻게 해? 넌 내가 이제까지 본 아이 중에서 최고로 덩치가 커! 엄청나게 크다고. 야! 너한테 딱 맞는 이름인 것 같지 않냐? 엄청나게 큰 라라!” ―32~37쪽에서
_지은이 : 댄디 데일리 맥콜 (Dandi Daley Mackall)
한창 말괄량이로 지내던 열 살 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글쓰기 상을 받았다. 지금까지 어린이와 어른을 위해 400권 남짓한 책을 썼다. ABC, NBC, CBS 등의 TV 프로그램과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초대 손님으로도 자주 출연하고 있는, 나름(?) 유명 인사이다. 그녀는 미국 전역의 초․중․고교를 순회하며 글쓰기 강연을 하고, 정기적으로 워크숍을 열며, 후배 작가들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풀무질을 하는 데 깊은 애정을 쏟고 있다.
_옮긴이 : 김경미
연세대학교 영어 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어린이 책과 청소년 책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엄마가 사라진 어느 날》 《빨간 머리 앤》 《에이번리의 앤》 《겁쟁이 빌리》 《허클베리 핀의 모험》 《바람이 불 때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안데르센 동화집》 외 다수가 있다.
_그린이 : 정승희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연세대학교 영상 대학원에서 방송 영화를 공부했다. 어렸을 때는 눈에 보이는 거라면 뭐든지 그리고 싶어 했지만, 지금은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표현하는 일에 흥미가 생겼다. 창작 애니메이션 <빛과 동전> 등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상영했으며, 《랑랑별 때때롱》 《사과나무 밭 달님》 《나 혼자 자라겠어요》 《그 밖의 여러분》 《울보 대장》 《야호! 난장판이다》 《하시구 막힌 날》 《고추 먹고 맴맴》 《아빠와 함께》 《세 번째 바람을 타고》 등에 그림을 그렸다.
[달력] 2월 월페이퍼 모음 :: 2010/02/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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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메두사의 시선 - 김용석 철학 에세이 :: 2010/02/05 16:37

예견하는 신화, 질주하는 과학, 성찰하는 철학
급격한 문화 변동의 시대,
인간은 무엇이 되고 있는가?

김용석 지음 | 256쪽 | 값 15,000원
도서출판 푸른숲 | 편집_ 문학교양팀 이진
서문 - 사족과 몽상
1. 메두사의 시선
2. 에로스와 철학의 화살
3. 아라크네와 기예의 철학
4. 헤라클레스와 육체의 반어법
5. 크로노스와 서사 권력
6. 피그말리온의 타자성
7. 슬픈 미노타우로스
8. 아프로디테의 신호
9. 편재하는 나르키소스
10. 디오니소스와 포도주의 인식론
11. 스핑크스와 인간의 초상
12. 사유 매체로서 변신 이야기
《메두사의 시선》은 현대 과학이 구축한 새로운 삶의 조건에서 인간이 어떤 존재로 변해갈지, 또 그 변화한 인간은 세계를 어떤 모습으로 창조해갈지를 예측하고 전망하는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쏟아져 나오는 미래 예측서들과는 전혀 다른, 철학자만의 고유한 이야기 방식을 취하고 있다.
즉, 구체적인 답을 제시하기보다는 현재 우리가 맞닥뜨린 문제들을 신화 속 상징과 은유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독자 스스로 익숙한 이야기 속에서 질문하고 성찰하고 상상해볼 수 있도록 ‘생각의 장(場)’을 마련하고 있다. 이 책에서 신화는 단지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급격히 변화하는 인간의 현실을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는 변화, 변신의 서사로서 훌륭한 사유 매체의 기능을 하고 있다.
고대의 신화가 현실과 관계 맺고 있다는 것은, 그것이 자연사의 은유 속에서 인간성의 다양한 모습과 소통하는 사건들을 보여주는 서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도 중요한 것은〔…〕이러한 ‘신화의 현실감’에 전제되는 것이 ‘변화’라는 사실이다. 현실 세계를 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도 변화를 전제해야 한다. 신화가 현실의 거울이 될 수 있는 이유는 불변의 고착성 때문이 아니라 변화의 가능성 때문이다. 그래서 신화가 풍부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는 것이다. 자연사의 은유는 당연히 변화에 대한 은유이다. 자연은 엄청난 변화의 덩어리 그 자체이다. 신화가 현실을 반영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다양한 ‘변화’의 서사를 바탕에 깔고 있기 때문이다. - 223쪽
로봇의 등장이 인간에게 던질 다음 질문은 좀 더 근원적이다. 인간 존재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무엇이 될 수 있는가?’라는 물음이 그것이다.〔…〕인류는 자신보다 뛰어난 자질과 능력의 타자가 등장하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반겨야 할지 모른다. 그것이 결국에는 근원적인 자기 변화의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 108~109쪽
변신의 서사에는 초월적 믿음이 굳건하게 만든 최고의 원인도 없고, 불변의 절대자인 유일신도 없다. 경망스럽게 변하는 신들이 있을 뿐이다. 믿어야 할 신도 없고 믿을 만한 신도 없다. 그러므로 변신 이야기는 열린 가능성과 자유의 시․공간을 제공한다. 변신의 신화는 하늘 높이 날다 추락하더라도 이카로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 - 228쪽
_지은이 : 김용석
철학자. ‘개념의 예술가’로 불리기도 하는 그는 개념과 예술의 관계처럼 논리와 감성의 아름다운 우정을 시도한다. 신화-과학-철학을 연계하는 작업도 이런 시도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이를 에세이로 풀어내는 것도 그의 독특한 작업이다. 그의 삶에서 수필 쓰기의 경험은 꽤 오래되었고 지금도 그를 그림자처럼 동반하는 무엇이다. 고등학교 때에는 교내 백일장에서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담은 수필 〈아버지의 마지막 선물〉로 장원을 하기도 했다. 몇 년 전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고 온 날 밤 쓴 〈합장(合葬)〉은 수필 문우회가 선정하는 그해 수필 40선에 들기도 했다.
그가 철학의 비판적 기능 이상으로 철학의 ‘창조적’ 역할을 소중히 여기는 것도 이런 일련의 작업과 연관 있다. 그는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머물지 않고, ‘철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 다양하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에는 다양한 독자들과 폭넓게 대화의 장을 열 수 있는 ‘철학 에세이’를 활성화하는 일도 포함된다. 첨단 지식과 실험 정신으로 쓰는 철학 에세이는 지난한 작업인 만큼 그 열매는 달고 풍성하기 때문이다.
김용석은 로마 그레고리안 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그곳 철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1997년 귀국 후 연구와 강의는 물론 다양한 집필과 방송 활동을 해왔다. 일간지와 주간지를 비롯한 언론 매체에 기고하는 글에서 ‘문화 칼럼니스트’의 전형을 보여주었으며, 지식 사회와 예술계에 새로운 관점과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책들을 지속적으로 펴내고 있다. 지은 책으로 《문화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미녀와 야수 그리고 인간》, 《일상의 발견》, 《두 글자의 철학》, 《철학 정원》, 《깊이와 넓이 4막 16장》, 《서사철학》, 《예술, 과학과 만나다》(공저) 등이 있다. 2010년 현재 영산대학교 학부대학 교수로 있다.
[방송] 고등어를 금하노라 - 임혜지 :: 2010/02/04 11:55

[인터뷰] 푸른숲 마케팅팀 문창운 :: 2010/02/03 18:32

... 그 옛날 청림(靑林)에 기골 장대한 장부 한명이 머물고 있었으니, 그 성은 문이요, 이름은 창운이라 하였다. 키가 팔 척에 행동거지가 묵직하여 발걸음을 놀릴 땐 산이 하나 움직이는 듯 했다. 중후한 모습과 다르게 농을 즐기고 풍류를 사랑하여 그를 따르는 벗들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날 날이 없었다.
사람들은 그가 청림에 들게 된 연유가 궁금하여 가끔 그에게 그 경위를 묻곤 하였으나, 그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아니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창운이 가만히 손을 들며 가로되,
“내 옛일이 이미 지나 허망함을 알게 되었으니 가볍게 털어 놓고자 하노라”하니, 벗들이 귀 기울여 듣더라...
푸른숲 내에서 마케팅팀은 가장 활동적인 부서입니다. 항상 거래처와 전화를 하고, 서점과 회사를 분주히 오가고, 각종 행사를 준비하느라 바쁘지요. 그 가운데 듬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분이 계세요. 바로 문창운 대리님입니다. 언제나 외근 때문에 바쁜 그를 어렵게 만나 인터뷰를 할 수 있었습니다.
“특파원이 꿈이었어요.”
푸른숲에 들어오게 된 경위를 묻는 뻔한 질문에 그는 엉뚱한 대답으로 응했습니다.
“군대에서 내 꿈이 뭔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됐어요. 그러다가 세계 각국을 전전하는 특파원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방송국 쪽으로 일자리를 알아보게 됐어요. EBS에서 계약직으로 영상 편집 일을 하게 됐지요.
2년간 일하다 보니 이쪽 일이 더 내게 잘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고 이쪽 분야에서 더 욕심을 내게 됐어요. EBS에서 재계약 요청이 들어왔는데 그걸 마다하고 독립 스튜디오에 들어갔어요. 그곳에서 사용하는 고급 편집기술을 배우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거기 사정이 제 생각 이상으로 열악했어요.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보다 다른 이유로 받는 스트레스가 더 많았고요. (웃음)
슬슬 결혼을 생각할 나이가 됐는데 이 일로 평생 벌어먹고 살긴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출판계에 입문하게 되었죠. 평소 책을 좋아했고, 컨텐츠를 만들어내는 산업이라는 면에서 제 꿈과 비슷한 데가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연애? 할 말이 많은데...”
문대리님은 작년 8월 31일에 결혼을 했습니다. 아내분이 굉장히 미인이시라 회사 내에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샀는데요. 연애와 결혼에 관해 묻자 그는 얼굴 가득 미소를 띠우며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군대 가기 전에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한창 일하던 중 그곳에서 알바생 구인 광고를 문 앞에 붙여 놓았는데, 사람을 구해서 떼어야 하는 걸 제가 잊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그걸 보고 지금의 와이프가 찾아왔지요.”
첫눈에 그녀를 보고 반한 문 대리님은 알바 자리가 없다는 말을 듣고 돌아가는 그녀를 붙잡기로 마음먹었답니다. 가게 사모님을 ‘저 친구와 함께 일하게 해주시면 정말로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설득하고 멀리 가버린 그녀를 찾아 복잡한 경희대 골목을 뒤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둘은 함께 일하게 됐지만, 둘의 관계는 아직까진 대리님의 일방적 짝사랑이었어요. 결국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은 채 문 대리님은 군대에 가게 됩니다.
“제대 후 방송국 일을 하다가 허리를 다쳤어요. 집에서 며칠 앓으면서 나름 관계정리(?)를 했지요. 그때까진 이 친구와 저의 관계가 애매한 관계였어요. 잘 안 만나주고, 핑계대고, 1년에 한번 볼까 말까한 사이였지요. 그래서 이번에 결판을 내겠다는 생각으로 메일을 보냈어요. 그런데 반갑게 답장을 하는 거예요, 이 친구가. 기회가 왔구나 싶었죠.”
그렇게 마음을 열기 시작한 그녀와 7년 연애 끝에, 두 분은 결혼을 하게 됩니다. 짝사랑으로 시작된 연애의 성공 비결로 문 대리님은 ‘편하게 대하기’를 강조했습니다.
“마음을 접으려고 만난 거라 전과 다르게 막 대한(?) 게 주효했던 것 같아요. (웃음)”
“아들과 내가 생긴 게 닮은 것만으로 만족해요”
요즘 관심사를 묻자 그는 곧바로 ‘육아’라고 말했습니다. 11개월 된 아들을 둔 그는 요즘 한창 돌잔치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돌잡이 땐 붓을 집었으면 좋겠어요. 아들이 공부를 잘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거든요. 편집부 직원들처럼 글에 소질이 있고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됐음 해요. 나에게 없는 걸 아들이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단 거죠. 아들이 저랑 닮았으면 하는 마음은 없냐고요? 생긴 게 닮은 걸로 만족해요. 그 안에 담긴 성격이나 다른 건 차라리 아내를 많이 닮았으면 해요. (웃음)”
“꿈은 ‘뭐가 되겠다’가 아닌 ‘어떻게 살겠다’의 의미가 큰 것 같아요”
KTF 부사장의 입지전『모티베이터』를 감명 깊게 읽었다는 그는 꿈에 대해 그렇게 정의했습니다.
“뭐가 되겠다, 어떤 걸 해 보겠다가 아니라 그때그때 살아가는 과정에서 가지는 삶의 태도가 중요하겠죠. ‘뭐가 되겠다’하는 꿈은 지금 제겐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바라는 게 있다면 와이프랑 행복하게 아들 딸 낳고 잘 살고 싶은 거? (웃음)”
‘복권이 당첨되어 만나도 열 받게 되는’ 냉소 유머의 달인이자 푸른숲 엔터테인먼트 계에서 쌍벽을 이루고 있는 문 대리님은 소탈하고 편안한 사람이었습니다. 매달 월급날마다 ‘한 달 열심히 살았구나!’를 외치며 파이팅한다는 그의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 봅니다.
[소식] 2월 출간 예정 도서 :: 2010/02/01 21:44
푸른숲 문학교양
폭력 사회
볼프강 조프스키 지음|이한우 옮김 | 300쪽 내외|신국변형|값 15,000원(예상)
전쟁과 폭력, 재앙 등에 관해 독특한 사색 작업을 하고 있는 독일의 사회학자 볼프강 조프스키의 폭력에 관한 고찰. 폭력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써 이미 목적이라는 대담한 주장을 담고 있는 이 책은 폭력은 왜 사라지지 않는지, 인간은 왜 폭력의 열정에 이끌리는지, 폭력을 구성하는 무기, 고문, 처형, 파괴, 학살 등의 요소들은 어떤 원리에 의해 출현하고 증폭되고 재생산되는지를 낱낱이 해부한다. 폭력이라는 인간의 또 하나의 본성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
마리우스 세라 지음|고인경 옮김 | 250쪽 내외|값 12,000원(예상)
뇌성마비로 7살을 넘기기 어렵다는 유유와 여행을 떠난 가족이 작은 기적을 발견해가며 아들의 일곱 해를 온전히 껴안는 이야기. 자식 곁을 담담히 지키며 가만히 애정을 보내는 이 땅의 아빠들을 닮아 감동을 준다.
아시아 네트워크
정문태의 뉴스 현장
정문태 지음|400쪽 내외|신국변형|값 16,000원(예상)
전선기자 정문태가 추적하고 기록하고 증언하는 아시아 정치의 최전선. 십여년 동안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아체, 캄보디아, 버마, 타이, 말레이시아 뉴스 현장을 헤집은 그의 취재 파일이다. 혁명, 독립, 개혁, 민주주의..... 아직 다 이루지 못했기에 열망과 절망을 거듭하며 역동적으로 변화해 가는 구체적인 정치 현장을 오롯이 담고 있다. 그곳의 이야기가 정치란 무엇인가, 시민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보편적인 물음으로 바뀌어 우리 정치의 현주소, 참다운 정치와 시민을 되물어볼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다.
푸른숲 주니어
마이 스위트 대디 - 마음이 자라는 나무 023
카제노 우시오 지음 | 고향옥 옮김 | 240쪽 내외 | 값 8,900원
'비트 키즈' 시리즈로 잘 알려진 일본 작가 카제노 우시오의 작품. 11살 동갑내기 친구 후키코와 다이치네 가족이 서로 같은 아파트 이웃으로 살면서 겪는 크고 작은 일상을 섬세하면서도 경쾌하게 그린 성장 소설이다.
이 작품에는 조금 독특한 가족이 등장한다. 25살의 꽃미남 아빠 마사미와 일찍 엄마를 여읜 당돌한 소녀 후키코. 사실 두 사람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부녀이다. 마사미는 불의의 사고로 죽은 엄마의 두 번째 남편이었던 것. 후키코는 친아버지가 멀쩡히 살아 있지만, 스스로 마사미를 아빠로 선택한다. 용돈을 넉넉히 줄 수 있을 만큼 형편이 좋다거나 가장다운 위엄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주고, 함께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하는 가슴이 넓고 따뜻한 아빠였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혼자서 아이를 기르는 싱글대디 가정의 모습을 과장되지 않고 유쾌하게 그려 냄으로써 청소년들에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한다. 즉,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편견 없이 바라볼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될 것이다. 또한 가족 개개인이 각자의 꿈을 향해 노력해 나가는 모습은 한창 꿈을 키워 나가야 할 청소년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될 만 하다.



